갈치, 전갱이, 도미, 고등어. 낱낱을 보면 다 이름이 있는데, 팔릴 때의 이름은 냉동 잡어이다. 이들 물고기의 생태상 무리 바깥에서 이들끼리 노닐다가 그물에 걸렸던 것은 아닐 것이다. 잡힐 때는 무리 안에 있었는데 분류될 때에 이런 꼴을 당하였을 것이다. 잡어여서 오히려 내 눈에는 귀해 보였다. 이 잡어를 통째로 갈아서 어묵을 만들면 정말 귀한 맛이 날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옛날 어시장의 어묵 가게는 이런 잡어를 한꺼번에 갈아서 튀겼었다. 내장 때문에 씁쓸한 맛도 있었고 뼈도 씹혔었다. 요즘 고급한 어묵이 많다 하지만 내 입에는 뭔가 비어 있어 늘 섭섭하다. 코흘리개 때 어시장에서 어머니 치맛자락 잡고 손에 기름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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